원효대사가 신라 문무왕(673년)에 창건한 쌍계사, 문무왕 승하 120년 후 애장왕이 다녀간 후 장안사로
개칭됩니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응진전과 명부전이 우와 좌에 배치되어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ㅁ' 형태
의 절간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장안사 마당 오른쪽으로 수령이 오래된 단풍나무와 잘 어우러집니다.
▶ 장안사를 방문하는 묘미
장안사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레입니다. 길이 복잡하지도 않고, 장안사가 산골 깊숙이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부산 울산간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장안 IC에서 내려, 울산 방향으로 10여분 가다 보면 길 오른
쪽으로 장안사를 갈수있는 방향 표시가 보입니다.
장안사를 갈때는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물입니다. 지금처럼 생수가 흔해진 시절이 아닌 때
장안사 물은 부산에서 제일 깨끗하고 맛이 좋았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은 맛이 변한 건 아니지만, 예전만큼
좋은 물을 찾을 필요가 없죠. 예전 차를 가지고 장안사에 물을 받기 위해 왔다갔다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장안사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산새들입니다. 지금은 차량이 많고 소음도 많아져서 산새 소리
듣기가 쉽지않지만, 새벽이나 해 질 녘에 도착하면 산새 소리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습니다. 산새들 소리를 듣
고 있노라면 아득하지는 않지만, 작은 소리로 계곡의 물소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물소리아 산새 소리의 화
음은 완벽하다 할 수 있습니다.
▶ 장안사는 여기서 부터
장안사 가까운 곳에 무료 주차장이 있습니다.(바로 옆에) 이곳에 차를 세우면 몸은 편하지만 장안사를 느
끼는 중요한 요소를 빼먹는 것입니다. 사찰을 방문하기 위해선 약간 힘들어야 합니다. 땀도 많이 흘려야 하고
배도 허기를 느낄 정도면 더 좋겠죠. 그리고 산속에 갇혀 있는 듯한 느낌으로, 때로는 시간이 멈춰진 것 같은
느낌으로 사찰을 향해 나아가서 대웅전의 부처님 또는 석가여래를 만나면 감동이 따라올 것입니다.
어느 건축가의 말처럼 부처님을 만나기 위한 기승전결, 소설 속의 주인공이 힘든 과정을 거친 후에야 환희를
맛보는 것 같은 그런 느낌으로 다가가 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임랑 해수욕장이나 부산
시내에서부터 걸어 올 필요는 없습니다.
장안사 가는 길에 식당이 모여 있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 주차장이 있지만 지나 칩니다. 길이 하나라 빠지는
것을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계속 길 따라 가다보면 왼쪽에 주차장이 있습니다. 10여대의 차를 주차 할 수 있
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장안사까지는 300미터 정도 되는 데 그렇게 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길따라 장안사를
걷고 있노라면 왼쪽으로 계곡의 물소리를 들을 수 있고, 흘러내리는 땀을 식혀줄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연인과 함께, 아내와 함께 걸으며 듣는 물소리와 새소리는 경쟁을 하며 사는 시대에서 멀리 떨어
져 있는 느낌을 줄 것입니다.
▶ 장안사 입구에서
장안사를 구경할 때는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원효 이야기 숲길을 걷는 것입니다. 그 다지 긴 산
책로는 아니지만 조용하며, 대나무 숲 길입니다. 끝자락에는 108개의 계단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있었던 산책
로는 아니고, 수년 전부터 조금씩 정비되어가면서 만들어진 길입니다. 장안사 관람객들 중 많은 분들이 이 산
책로는 걷습니다.
두 번째 길은 등산코스입니다. 장안사 주차장 옆쪽으로 올라가는 길인데 올라 가는 길은 30분 정도까지는
길이 정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 방향은 많은 분들이 등산을 하는 코스이지만 그다지 높은 산도 아니고, 길도 험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산이라서 힘든 건 같습니다.
세 번째는 장안사 관람 코스입니다. 장안사에는 볼거리가 다양하지 않은 조그마한 사찰입니다. 전국 유
명 사찰이 넓고 웅장하다면, 작고 꽤나 아담한 사찰일 것입니다. 장안사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앞에 대웅전이
보입니다. 이게 다입니다. 왼쪽으로 계단 옆에는 위에서 말씀드린 물 맛 좋은 물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고,
마당 오른쪽에는 수령이 200년이 넘어 자신이 꽤나 형님이라는 듯이 당당히 앉아 있는 단풍나무도 있습니
다.
대웅전 중앙에는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좌우 측에 약사여래, 아미타여래인 삼세불이 모셔져 있습니다. 그리고
석가모니와 제자 나한을 모신 응진전과 죽은 이들의 넋을 기리는 명부전이 있습니다. 대웅전 앞마당에는 석탑
이 있는데 신라시대에 지어진 것은 아니고 현대에 와서 지어진 것 같습니다.
장안사 입구 왼쪽에는 범종각이 있습니다. 법고(북), 범종과 목어가 있습니다. 이 셋은 각각의 영향이 다릅니다.
범종은 지옥중생을 법고는 들짐승들 목어는 물에 사는 중생을 구제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의 의미는 범종
은 화난 마음을 법고는 어리석음과 투쟁심, 목어는 우울한 마음을 달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찰을 가면 항상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모든 사찰이 그렇지 않습니다. 크고 유명한 사찰은 많은 관람객으로
북적거려, 마음에 위안을 주지 못하지만 장안사는 조용함과 근엄함이 냇물처럼 흘러가고 있습니다. 많은 경쟁
하는 도시 속의 나와 과거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나를 버리고, 연결하고, 만들어 갑니다.
이제 가을이 다시 한 발 더 다가왔습니다. 찬 물 샤워가 점점 부담스러워집니다. 가을이 오면 해 질 녘, 새벽녘
차분함으로 나를 감싸주는 장안사를 가보시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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